26일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개관식을 개최한 ‘통영시립박물관’이 개인 소장품 전시장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 통영군청 건물에서 2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탄생한 ‘통영시립박물관’이 통영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고유의 유물이나 문화예술 도시 다운 색깔을 찾아 볼 수가 없다며 개장식에 참석한 시의원은 물론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의 입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통영시립박물관은 1943년 통영군청으로 건립되어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하면서 통영시청 별관으로 사용되었으며 2005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어오던 건물로 최근 들어 통영국제음악제 페스티벌 하우스로 이용되다가 통영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기로 되어있던 계획을 변경하여 현 이영준 관장이 도자기류와 고서, 전통공예품 등을 기증하기로 하면서 계획을 급선회하여 시립박물관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2012년 시행된 시립박물관건립 실시설계보고회에서 보여준 내용에는 통영의 옛 유물들을 비롯해서 전통성과 정체성 그리고 문화예술의 변천사 등을 전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1층에는 작가가 누군지도 모를 민화와 병풍 그리고 마치 불교의 탱화를 연상시키는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아울러 2층에는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볼 수 있는 비슷한 도자기과 고대 패총유물들이 통영이란 이름을 쓰고 전시관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곳 역시 정체 모를 그림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통영을 대표한다는 소반과 나전칠기, 갓 등이 한 칸을 차지해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이것들 역시 통영향토역사관에 더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모조품으로 제작된 가짜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명조 팔사품이 여기가 통영이라고 알아달라는 식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이날 개관식 경과보고에서도 버젓이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세미나실을 2층에는 역사실과 민속실을 배치하여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을 완비하였다고 말해 시민들을 우롱하는 느낌을 남겼다.
이 박물관이 개장하기까지 2010년부터 국비 5억 2천만 원, 도비 1억 8천 2백만 원, 시비 39억 8천 9백만 원, 총사업비 46억 9천 1백만 원을 투입되었다.
2,000여 점의 유물을 한곳에 소장한다고 거창하게 선전해왔지만, 막상 개인 수집품의 전시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총사업비 46억 9천 1백만 원을 투입한 셈이다. 아울러 미술관 건립계획을 제치고 박물관을 만들게 한 기증자가 시립박물관 관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김동진 시장의 친분으로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