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기자수첩>시간을 걷고, 예술을 만나다. 통영예총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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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7-2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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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고, 예술을 만나다
― 부산과 밀양에서 만난 문화의 숨결, 그리고 통영의 내일
여행은 길을 따라 움직이지만, 마음은 시간을 따라 걷는다.
어떤 여행은 낯선 풍경을 만나기 위해 떠나고, 어떤 여행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어 온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번 여정은 분명 후자에 가깝다. 역사와 예술을 만나고, 그 속에서 통영의 내일을 그려 보기 위한 작은 순례와도 같은 길이다.
2026년 7월 17일, 아침 여덟 시.
무전동 열방교회 앞에는 두 대의 버스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고 그 버스에 오르는 이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설렘이 흐른다. 여행을 앞둔 사람들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기대가 번지고, 오랜만에 만난 예술인들은 반가운 손을 맞잡으며 안부를 나눈다. 1박 2일 통영예총 워크숍. 그 여정을 함께할 예술인 50여 명의 표정에는 여행의 기쁨보다 새로운 경험을 향한 기대가 더 짙게 배어 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여유롭게 버스를 둘러보고, 늦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웃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 짧은 달음질조차도 우리의 의미 있는 풍경이 된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속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잠시 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통영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온 강석주 통영시장과 통영시 문화예술과 직원들의 따뜻한 배웅이 이어졌다. 힘찬 손짓과 환한 미소는 이번 여정이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꿈을 북돋우는 소중한 시작임을 말없이 전해 준다.
버스가 천천히 출발한다.
창밖으로 익숙한 통영의 풍경이 조금씩 멀어진다. 푸른 바다와 산등성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마을들이 뒤로 물러나고, 버스 안에는 웃음과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예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화에는 늘 따뜻한 온기가 있는 법. 공연을 이야기하고, 그림을 이야기하고, 문학을 이야기하는 사이 여행길은 어느새 부산을 향해 성큼 다가간다.
한 시간 사십여 분의 여정 끝에 버스가 멈춘 곳은 부산 남포동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역사를 만들고 역사를 기억해 온 도시. 화려한 번화가 뒤편에는 근대사의 굴곡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시간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곳.
부산근대역사박물관 앞에 서는 순간,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이 먼저 스친다. 웅장함을 앞세우거나 화려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기보다 담담한 모습으로 서 있는 건물은 마치 나이 지긋한 어르신처럼 말없이 시간을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문을 여는 순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곳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대를 기억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복도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길수록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다.
개항기의 부산항이 눈앞에 펼쳐지고, 작은 항구가 세계를 향한 관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는 나라를 잃어야 했던 민족의 아픔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발전과 상처가 같은 시간 속에서 공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일제강점기를 기록한 사진들이다. 사진 속 사람들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다. 시장을 오가던 상인이고, 아이의 손을 잡은 어머니이며,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묵묵히 길을 걷던 평범한 이웃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에는 시대가 남긴 슬픔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말없이 바라보는 사진 한 장이 수많은 역사책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나는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춘다.
역사는 거창한 사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피란수도 부산의 기록 앞에서는 더욱 오래 머물게 된다. 산비탈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판잣집, 먹을 것 하나 변변치 않았던 시절, 그럼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내일을 꿈꾸던 사람들의 모습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이 조용히 가슴으로 스며든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은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걸어갈 길의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민주화와 산업화의 전시실을 지나며 또 한 번 마음이 숙연해진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는 이름 없이 흘린 땀과 용기,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서 있는 것이다.
전시장을 나오며 뒤를 돌아본다. 박물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하나의 문장이 오래도록 메아리친다.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올바르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예술인에게 역사란 오래된 기록이 아니다. 새로운 창작을 피워 내는 가장 깊은 뿌리이며, 내일을 비추는 등불이라는 것. 그 깨달음을 가슴에 품은 채 우리는 남포동 골목길 한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빛으로 그린 미래, 예술로 만난 내일
다음 목적지는 빛으로 예술을 그려 내는 공간, 부산 뮤지엄1이다. 역사를 품은 마음이 미래의 예술과 만나 어떤 울림을 만들어 낼지 조심스런 기대를 품으며 버스 창밖으로 흘러가는 여름 하늘을 오래 바라본다.
창밖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진다. 오래된 골목과 근대의 흔적은 어느새 유리로 빛나는 초고층 건물들로 바뀌고, 부산은 과거의 도시에서 미래의 도시로 모습을 바꾸어 간다. 마치 오늘 우리의 여정을 닮은 풍경이다.
뮤지엄 앞에서 강렬한 태양과 마주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과거를 돌아본 우리는 이제 미래를 만나러 간다.
부산 뮤지엄1.
이름만으로는 평범한 미술관처럼 느껴지지만, 그 문을 여는 순간 지금까지 알고 있던 예술의 개념은 조용히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사방이 빛으로 물든다. 천장과 벽, 바닥을 가득 메운 영상은 단순한 화면이 아니다. 빛은 살아 움직이고, 음악은 공간을 흐르며, 관람객은 어느새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 속을 함께 걷는 존재가 된다. 순간 나는 미술관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미래라는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우리는 오랫동안 예술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이라고 배워 왔다. 그림은 액자 속에 걸려 있었고, 조각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예술은 공간이 되고, 빛이 되고, 음악이 되며, 사람의 움직임마저 하나의 작품으로 품어 낸다.
눈앞에서는 우주가 펼쳐진다.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이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어느 순간에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또 어느 순간에는 꽃잎이 바람을 타고 흩날린다. 계절은 소리 없이 바뀌고, 숲은 숨을 쉬며, 파도는 벽을 넘어 우리의 발끝까지 밀려오는 듯하다.
모든 것이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음은 그것을 현실처럼 받아들인다.
기술이 감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상상력이 기술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곡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만이 품을 수 있는 따뜻한 감성까지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기술은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편리해질 것이 자명한 일이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따뜻한 시선이며, 서로를 향한 공감이며,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예술의 힘일 것이다.
뮤지엄1은 그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주고 있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같은 작품 앞에서 동시에 감탄한다. 어린아이는 두 손을 흔들며 빛을 따라 뛰어다니고, 어르신은 천천히 발걸음을 멈춘 채 오래도록 화면을 바라본다. 연인들은 미소를 나누고, 가족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국적도, 나이도, 언어도 다르지만 감동은 하나다. 그 순간 예술은 언어보다 먼저 사람을 이어 주는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문득 오전에 둘러본 부산근대역사박물관이 떠오른다. 그곳이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공간이었다면, 이곳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다. 하나는 우리에게 뿌리를 가르쳐 주고, 다른 하나는 가지를 뻗는 법을 보여 준다.
역사가 없다면 미래는 방향을 잃고, 예술이 없다면 미래는 온기를 잃는다. 그래서 두 공간은 서로 다른 장소가 아니라 절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겠지. 역사는 미래를 위한 기억이고, 예술은 미래를 향한 상상이니까.
뮤지엄1을 나서는 순간에도 빛은 눈앞에서 사라지지만 마음속에서는 오래도록 머문다. 그 빛은 화려한 영상의 잔상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그려 가야 할 내일의 풍경이며, 문화가 사람을 얼마나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희망의 빛이라 여겨본다.
버스는 다시 천천히 출발한다. 창밖으로 저녁 햇살이 부산의 빌딩 숲을 붉게 물들인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다음 여정을 기다린다. 내일은 천 년의 세월을 품은 영남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품은 하루를 지나, 이제 우리는 이 나라의 과거를 품은 누각으로 걸어 갈 것이다.
강은 흐르고, 누각은 시간을 품는다
이튿날 아침 공기는 한결 맑다. 중부지방과 경기권은 비가 폭탄처럼 내려 이재민과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한 터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밀양으로 향하는 길은 밤새 내린 이슬을 머금은 듯 싱그럽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들녘은 여름의 짙은 생명력으로 빛난다. 서두르지 않는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마음 또한 어느새 느긋한 걸음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버스가 밀양강을 따라 천천히 달린다. 강물은 말없이 흐른다. 수백 년 전에도 이 물은 이 길을 흘렀고 오늘도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이어 가고 있을 테고 사람들은 세월을 이야기하지만, 강은 말없이 시간을 품는다.
그 물길 끝에서 우리는 영남루를 만난다.
높은 축대 위에 우아하게 자리한 누각은 화려함을 뽐낸다기보다는. 오히려 오래된 나무처럼 묵묵한 모습으로 수많은 세월을 견뎌 낸 품격을 보여 준다.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를수록 발걸음은 자연스레 경건해지고 조심스러워진다.
누각에 오르는 일은 높은 곳에 오르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엄숙한 의식처럼 느껴진다. 마루에 서자 시원한 강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눈앞에는 유유히 흐르는 밀양강이 펼쳐지고, 흐르는 강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이어진다. 어제 만난 인공의 화려함이 아닌 자연의 아름다움에 다시 눈을 씻은 느낌이다.
문득 왜 수많은 선비와 시인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남겼는지 알 것 같다. 좋은 풍경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한다. 바람이 기둥 사이를 지나며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이름 없는 나그네들의 발걸음, 나라를 걱정하던 선비들의 한숨, 벗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시를 읊던 풍류가 지금도 이곳 어딘가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통영의 세병관을 떠올린다. 영남루가 강을 품고 있다면 세병관은 바다를 품고 있다. 하나는 내륙의 물길을 바라보고, 다른 하나는 남해의 푸른 물결을 마주한다. 서로 다른 풍경이지만, 두 곳 모두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품어 온 문화의 터전이라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문화유산을 오래된 건물로만 취급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그 내면에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삶,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조용한 가르침이 있다. 한 줄의 시가 사람의 마음에 남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듯, 한 도시의 문화도 수많은 사람의 땀과 열정이 쌓여야 비로소 깊이를 갖게 될 것이다. 영남루는 그 사실을 말없이 보여 준다. 수백 년의 시간을 견딘 누각은 우리에게 조급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문화는 경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속에서 익어 간다고.
문화는 사람을 남기고, 사람은 도시를 빚는다
영남루를 뒤로하고 우리의 발걸음은 밀양 아리나로 향한다. 처음 이곳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단순한 공연장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마주한 풍경은 그런 짐작을 조용히 거두어 간다.
나무는 바람을 품고, 길은 사람을 품고, 공연장은 연꽃밭을 품고 있다. 예술이 자연을 밀어내지 않고, 자연이 예술을 감싸 안는 모습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 온다. 이곳에서는 건물보다 공간이 먼저 말을 건넨다. 야외공연장에는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빈 객석조차 아름답다. 무대는 배우를 기다리고, 객석은 관객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공연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술이란 막이 오르는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가 대본을 쓰고, 배우가 연습하고, 조명이 무대를 비추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모여 하나의 공연을 만든다. 사람들은 무대 위의 두 시간을 기억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날의 땀과 인내가 쌓여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밀양아리나는 바로 그 시간을 품고 있었다.
'꿈꾸는 예술터'라는 이름도 오래 마음에 머문다. 예술은 꿈꾸는 사람에게만 다가온다. 그리고 그 꿈은 혼자 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때 비로소 문화가 된다고들 하지 않는가.
공방에서는 아이들이 손끝으로 상상을 빚고, 연습실에서는 배우들의 대사가 수없이 여운으로 되풀이 되고 있는 듯하다. 작은 몸짓 하나에도 진심을 담으려는 모습에서 예술은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을 다시 배운다.
푸른 바다와 수려한 섬들, 충무공 이순신의 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 소설가 박경리의 깊은 문학과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이 태어난 도시. 이처럼 아름다운 문화적 자산을 가진 통영에도,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창작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화는 화려한 건물을 세운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을 키우는 공간이 있을 때 비로소 살아난다는 진리를 다시 배우는 시간이다.
예술인을 응원하는 도시에는 새로운 작품이 태어나고,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도시에는 미래의 예술가가 자란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도시에는 분명 삶의 품격이 스며들 것이다.
이번 여정에서 만난 부산근대역사박물관은 과거를 잊지 말라고 가르쳐 주었다. 뮤지엄1은 미래를 상상하는 용기를 보여 주었다. 영남루는 시간의 깊이를 일깨워 주었고, 밀양아리나는 예술이 자라는 터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 주었다. 그 모든 배움은 하나의 물줄기처럼 우리 버스에 실려 통영에 작은 뿌리를 내릴 것이다.
버스가 통영으로 향한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산과 들, 바다와 하늘은 떠날 때와 같은 풍경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이미 달라져 있다. 여행은 풍경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바꾸는 일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된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우리는 수백 년의 시간을 걸었고, 과거와 미래를 함께 만났다. 역사는 우리에게 뿌리를 내리게 했고, 예술은 더 먼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예술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세삼 배우는 여정이다. 예술이란 단어는 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한 도시의 품격을 높이며,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는 가장 따뜻한 언어가 되길 소원한다.
통영은 이미 아름다운 문화예술 도시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는 문화도시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깊이 새기는 여행이었다. 사람을 아끼는 마음, 예술을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함께 미래를 꿈꾸는 마음이 모일 때 비로소 도시는 문화의 향기를 품게 것이라는 것.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를 사랑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일. 그것이 예술인의 길이며, 우리가 함께 걸어가야 할 문화의 길임을 깊이 새겨본다. 통영으로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시민과 여행자가 함께 웃고 감동하는 문화의 숲이 더욱 깊어지기를 소망한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여정을 가슴속에 오래 오래 품을 것이다.






